[NEO 트렌드] 2018년 10대 소비 트렌드 키워드는 ‘WAG THE DOGS’

박종하 기자 = “2018년에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WAG THE DOGS.왝더독)’이 강해질 것입니다.”

김난도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30일 <트렌드 코리아 2018>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2018년 10대 소비 트렌드 키워드를 ‘왝더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왝더독의 글자 그대로의 뜻은 ‘꼬리가 몸통을 흔들다’로 우리 말로는 주객전도(主客顚倒)를 의미한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사물의 경중ㆍ선후ㆍ완급 따위가 서로 뒤바뀜을 이르는 말이다. 보통은 ‘Wag The Dog’ 형태로 쓰지만 이 책은 복수형인 Dogs로 변형했다. 이는 지난 12년 동안 다음해의 키워드 10가지를 발표해온 김 교수의 원칙에 따라 9글자의 숙어에 한 글자를 더한 것이며,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복수임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트렌드보다 넓은 개념인 ‘메가트렌드’에 대해 “일반적으로 트렌드가 ‘일정 범위의 소비자들이 일정 기간 동조하는 변화된 소비가치’를 의미한다면, 메가트렌드는 ‘대다수 사람들이 동조하며 10년 이상 지속되는 경향’을 뜻한다”고 풀이하면서 경제·기술·인구를 메가트렌드의 3대 요인으로 꼽았다.

경제 측면에서 김 교수는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의 전제가 무너졌다는 것이 가장 심각하다”면서 “희망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작은 일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고, 이는 소비에까지 연결돼 결국 즉각적인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메가트렌드를 짚었다.

기술 측면에서는 그는 “선형이 아니라 지수함수적 속도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고, 인간관계의 근원을 뒤흔든 SNS의 등장이 메가트렌드 전반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SNS의 위력을 역설했다. 그는 또 인구 요인에 대해서는 “저출산, 고령화로 대표되는 인구의 변화가 1인 가구의 증가 현상까지 가세하면서 거대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1인 가구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다음은 김 교수가 선정한 9가지의 메가트렌드다.

▲Monetary Value 과시에서 가치로: 개인화와 정보 환경의 변화로 가치소비 확대

▲Experience 소유에서 경험으로: 소비의 고도화와 SNS가 그 배경

▲Get Now-and-here 지금 이 순간, 여기 가까이: 이자율과 자산 가격의 하락, 불투명한 미래에 대응하는 소비

▲Active Consumers 능동적으로 변하는 소비자들: 소비자 주권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주요한 이해 당사자

▲Trust 신뢰를 찾아서: 과잉근심, 각자도생의 시대, 미숙한 정부의 대처도 한몫

▲Responsible Consumption ‘개념 있는’ 소비의 약진: 과시의 대상이 ‘부’에서 ‘개념’으로 바뀌다

▲Evolution of the Sharing Economy 공유경제로의 진화: 소비자 가치관의 변화와 기술의 발전, 정책적 배려의 융합

▲No Stereotypes 개성 앞에 금기는 없다, 무너지는 경계와 고정관념: 집단주의적 규범을 누른 개인주의적 가치관의 득세

▲Discord between Competition and Relaxation 치열한 경쟁과 안락한 휴식 사이에서: 대립되는 키워드의 병존이 모순이 아니라 필연이 되는 상황

김 교수는 2018년 키워드 ‘웩더독(WAG THE DOGS)’ 중에서 ‘워라밸(Work-Life-Balance)’을 가장 강조했다. 그는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의 준말로, 1988~1994년생인 워라밸 세대는 타인과의 관계보다 스스로의 삶을 더 소중히 여기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들에게 ‘칼퇴’는 기본이고 취직은 ‘퇴직 준비’와 동의어이며, 직장 생활은 더 소중한 취미 생활을 이어나가기 위한 방편이다. 조직 문화의 발전과 건강한 사회를 위해 워라밸 세대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외에 2018년의 키워드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인 소확행, 마음을 위로하는 플라시보 소비, 사람이 필요 없는 언택트 기술, 나만의 휴식 공간인 케렌시아, 만물의 서비스화, 자본이 된 매력, 미닝아웃, 대안가족, 자존감’을 꼽았다.

김 교수는 2018년 키워드 10가지를 이렇게 정했다.

▲What’s Your ‘Small but Certain Happiness’? ‘소확행’ 즉 작지만 확실한 행복

행복은 멀리 있지 않으며 거창하지도 않다. 평범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다는 뜻의 ‘소확행’은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만든 단어다. 일상에서 소확행을 추구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Added Satisfaction to Value for Money: ‘Placebo Consumption’ 가성비에 가심비를 더하다: ‘플라시보 소비’

가성비를 추구한 소비자들은 어느덧 마음의 측면도 고려하게 됐다. ‘가심비’는 가성비에 마음을 더한 것으로 소비자에게 심리적 안정을 줌으로써 불안을 잠재우고 스트레스를 덜어준다.

▲Generation ‘Work-Life-Balance’ ‘워라밸’ 세대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Work-and-Life Balance)’의 준말로 워라밸 세대는 타인과의 관계보다 스스로의 삶을 더 소중히 여기는 것이 특징이다. 조직 문화의 발전과 건강한 사회를 위해 이들 세대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Technology of ‘Untact’ 언택트 기술

접촉(Contact)을 지운다는 의미의 단어 Untact를 제시한다. 사람과의 접촉이 부담스러운 디지털 원주민들은 비대면 서비스, 즉 언택트 기술을 반기는 추세다.

▲Hide Away in Your Querencia 나만의 케렌시아

스페인어인 ‘케렌시아(Querencia)’는 나만이 알고 있는 아늑한 휴식 공간을 뜻한다. 그러나 마냥 쉬기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바쁜 일상 속에서 다음 행보를 위해 에너지를 모을 수 있는 개념이 더해졌다.

▲Everything-as-a-Service 만물의 서비스화

사물인터넷과 클라우드 기술의 발전으로 모든 가치가 서비스로 재창출되고 있다. 여기에는 두 종류, 전통적 산업에 다양한 서비스가 부가되는 형태와 신산업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서비스 위주로 재편되는 형태가 있다.

▲Days of ‘Cutocracy’ 매력, 자본이 되다

상품이 넘쳐나는 시대, ‘선택장애’에 걸린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매력’이 필수가 됐다.

▲One’s True Colors, ‘Meaning Out’ 미닝아웃

자기 생각을 SNS의 해시태그로 드러낼 수 있는 시대. 무엇을 걸치고 어떤 가방을 들고 무엇을 먹느냐가 ‘나’라는 사람을 정의한다. 이제 소비는 투표와 마찬가지로 신념의 표를 던지는 행위가 됐다.

▲Gig-Relationship, Alt-Family 이 관계를 다시 써보려 해

사람들은 소수와 오랫동안 깊게 관계를 맺기보다 다수와 짧게 얕은 관계를 맺는 것을 더 선호한다. 이제 관계 이후의 관계를 고민해야 할 때다.

▲Shouting Out Self-esteem 세상의 주변에서 나를 외치다

중심이 아니라 주변에서 나를 외친다는 것은 현재가 자존감이 무척 낮은 시대임을 의미한다. 낮은 자존감이 어떻게 소비로 발현되는지 기업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 교수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은 정치·경제 영역에서도 발생하지만, 일상 생활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사은품을 본 상품보다 선호하거나 1인 방송이 주류 매체보다 각광받는 현상들이 그것”이라면서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의 정책들은 그간 소외된 시급 노동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하청·협력업체의 권익을 향상시키려 한다. 사회적 약자, 즉 언더독(Underdog)이 약진하는 현상들을 ‘WAG THE DOGS’라는 키워드에 담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