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에드워드 스노든, 권력에 맞서 세계 시민의식을 깨우다

미국 NSA의 비밀주의를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 [AP= 연합뉴스]
“용기란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이다!”

세계적인 인권운동가이자 대통령을 역임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1918-2013)는 “누구나 두려움을 느끼지만 용감한 사람은 그 두려움을 극복하고 실천에 옮긴다”고 말했다.

인류 역사에서 권력과 시민들의 인권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관계였다.

권력이 강할수록 시민의 인권은 축소될 수 밖에 없었다. 반면 인권의 중요성이 강조될수록 권력은 그만큼 힘을 내놓아야 했다. 영국의 명예혁명, 프랑스 대혁명은 권력으로부터 시민의 권리를 다시 빼앗은 대표적인 사건이었다.

역사에서 민주주의가 확산될수록 시민 인권을 보장하는 제도들은 더욱 확대됐다. 국왕이 국민을 다스리는 전제주의와 달리, 대통령을 국민들의 투표로 선출하는 직접 민주주의는 시민들이 권력을 위임하는 형태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상승세를 타던 인권 보장 제도들은 2001년 9월 11일 ‘9-11 사태’를 계기로 급속히 위축되기 시작했다.

미국 정부는 ‘공익’ ‘공공의 안전’을 명분으로 인권을 제한하는 조치들을 취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자국은 물론 ‘미국의 안전을 해칠 수 있다’는 가정 아래 전 세계의 ‘반미주의자’에다 ‘잠재적 반미주의자’에 이르기까지 수백만명을 비밀리에 감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곰팡이는 밝은 햇빛 아래에서는 말라죽지만, 어둡고 음습한 곳에서는 빠르게 번져나가기 마련이다.

미국인들, 세계인들이 모르는 사이에 수백만명을 밀실에서 감시하던 미국 정부는 블랙리스트(폭력 우려자들)에 그치지 않고, 미국 정부와 미국 기업들의 이익을 위해 각 국의 지도자들, 기업인들까지 감시하기에 이르렀다.

이같은 미국의 ‘비밀주의’에 대항, 개인적으로 산술할 수 없을만큼의 경제적 피해와 수십년 인신 구속을 각오하고 정부의 문제를 공론화 한 인물이 ‘에드워드 스노든’이다.
오늘날 에드워드 스노든은 위키리크스 창업자 줄리안 어산지와 함께 ‘정의’를 위해 용기 있게 진실을 외친 대표적인 인물로 손꼽히고 있다.

▶미국을 발칵 뒤흔든 국가안보국(NSA) 도청 파문

2013년 6월. 에드워드 스노든(Edward Joseph Snowden)이 2013년 6월 NSA의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 등의 내용을 담은 기밀문서를 폭로했다.

스노든은 중앙정보국(CIA)과 미국 국가안보국(NSA), 그리고 NSA의 계약업체인 부즈앨런해밀턴에서 일 했던 미국의 컴퓨터 전문가였다.

그는 NSA가 2007년부터 개인전자정보 수집프로그램 프리즘(PRISM)을 통해 미국 주요 인터넷 기업 9곳의 서버에 접속하거나, 해저 광케이블에서 전자신호를 가로채는 수법 등으로 일반 시민들의 개인정보를 대규모로 수집했다고 밝혔다.

스노든은 가디언지를 통해 미국 내 통화감찰 기록과 PRISM 감시 프로그램 등 NSA의 다양한 기밀문서를 공개했다. 스노든은 자신의 폭로가 대중의 이름으로 자행되고 대중의 반대편에 있는 일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을 통해 폭로된 것은 크게 두가지였다. 하나는 ‘버라이즌즈’ 기사로, 미국 정부가 통신사업자에 고객 수백만명의 통화 기록을 제출하도록 요구한 비밀문서였다. 또 하나는 ‘프리즘’기사다. 프리즘은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이 보유한 서버에 접근할 수 있는 감시 프로그램이다. 이 기사로 미국 정부가 전 세계인의 사생활을 감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여기에 NSA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롯해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등 최소 35개국 정상급의 통화를 도청했다는 내용도 공개됐다. 2013년 12월에는 NSA가 한국을 비롯해 우방국까지도 주요 정보수집 대상국으로 지정해 도감청해 왔다는 사실이 보도되기도 했다.

‘에드워드 스노든’ 폭로 사건으로 미국 정부의 신뢰도는 크게 실추됐다.

그의 폭로를 계기로 미국에서는 ‘정보공동체 투명성위원회(ICTC)가 발족되기에 이르렀다.

스노든의 폭로는 2013년에 그치지 않았다. 2014년 9월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미국 NSA와 영국의 GCHQ가 일명 ‘보물지도’ 작전을 통해 독일 최대 통신사인 도이치텔레콤을 도청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스노든은 슈피겔을 통해 NSA와 GCHQ는 도이치텔레콤 가입자들의 PC와 스마트폰은 물론 통신사의 네트워크 구조에 관한 자료에도 실시간으로 접근할 수 있으며, 이렇게 유출된 정보는 사이버 공격에 활용될 수 있다고 폭로했다.

▶스노든 ‘안티 스파이앱 HAVEN’ 내놓는 등 새로운 활동

스노든은 언론 인터뷰에서 “한 사람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진정한 잣대는 그 사람이 믿는다고 말한 바가 아니라, 그런 믿음을 지키고자 하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스노든은 최근 ‘안티 스파이앱’을 내놓는 등 끊임없이 공권력에 맞서는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스노든의 모바일앱 헤이븐(Haven)을 설치하면 스마트폰의 카메라, 마이크, 가속도계 등의 센서를 통해 부재시나 수면시 외부 침입자의 움직임을 체크할 수 있다.

복잡한 암호화시스템이나 장치에도 노트북을 분실하는 경우가 많다. 이 앱을 사용하면 사무실이나 집에서 침입자를 감지할 수 있는 저렴한 보안 기기로 스마트폰을 활용할 수 있다.

이 앱은 구글플레이나 오픈소스의 안드로이드 앱스토어, F-드로이드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 스노든, 시민 인권-정보 보호를 위한 새로운 시대를 열다

최근 전세계는 미 정부-MS ‘해외서버 수색’ 소송의 귀추에 비상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

미국 대법원이 해외 서버에 저장된 이메일 수색을 둘러싼 미국 정부와 마이크로소프트(MS) 간 분쟁의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가면서 유럽 각국 정부와 기업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 대법원 판결 결과에 따라서 미국 기업의 유럽 내 서버는 물론, 유럽 기업들의 운영 행태에도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달부터 ‘미국 정부 대(對) MS’ 사건에 대해 본격 심리를 진행하고 있는 미국 대법원은 빠르면 오는 6월 판결을 내릴 전망이다.

미국 워싱턴주 레드몬드의 마이크로소프트사 본사 현판의 모습 [EPA=연합뉴스]
미국 법무부는 마약사범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수색영장을 발부받은 뒤 MS 측에 피의자의 이메일 계정에 포함된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MS 측은 정부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면서도 이메일 메시지를 넘기라는 요구에는 따르지 않았다. 해당 정보는 아일랜드에 위치한 서버에 저장돼 있었는데, 미국의 수색영장은 미국 밖에 있는 데이터에는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 MS의 논리였다.

MS는 만약 미국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메일 정보를 넘긴다면 유럽연합(EU)의 엄격한 데이터 프라이버시 규정에 위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6년 7월 미 뉴욕주 항소법원은 “현재의 저장통신법은 국가 간 경계를 넘을 수 없게 돼 있다”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자료를 수사당국에 제출할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고 사건은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이번 사건이 비단 미국 내에서 뿐만 아니라 유럽 등 다른 지역의 관심을 모으는 것은 디지털 시대 사법관할권과 관련한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인터넷 기업, 특히 MS나 아마존과 같은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들을 누가 관할할 것인지, 세계 곳곳에 흩어진 서버 간 데이터를 이전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등에 관한 본질적인 의문을 던지고 있다는 것이다.

MS 측은 특정 사용자의 데이터는 그 사용자가 거주하는 곳에 저장하고 있으며, 사용자가 데이터의 관리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미국 정부는 MS가 클릭 몇 번으로 해당 정보를 옮길 수 있는 만큼 영장을 제시하면 이를 넘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수사에 큰 장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미국 정부가 승소한다면 유럽에서 활동을 영위하고 있는 미국 기업들은 요청이 있을 경우 데이터를 미국 정부에 넘겨야 하고 이 경우에는 다시 EU 규정을 위반하는 딜레마에 처할 수 있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유럽 기업 역시 미국 정부로부터 비슷한 요청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번 사건은 ‘스노든 폭로’의 영향을 받고 있다. 그의 폭로로 인해 유럽에서는 미국 정보기관의 관행에 대한 불신이 쌓였고, 이는 곧 미국 정부와 EU 간 협력에도 장애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미국 IT기업들 역시 대중들의 감시를 받게 됐고, 이것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MS가 미국 정부에 대립하도록 만든 이유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스노든의 폭로 이전이었다면 MS와 정부는 이 문제를 조용히 협상해 처리했을 것이다. 그의 행동으로 글로벌 이용자들을 보유한 기업들은 미국 정부가 요청한다고 바로 이에 따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인생을 건 스노든의 용기’는 무소불위 권력의 관행에 제동을 걸고 세계 시민 정보보호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제2의, 제3의 스노든이 등장할 것이고, 이에 따라 세계 시민들의 인권보호 제도들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 김병수 대표기자]

<관련기사>

▶[Guardian] ‘Is whistleblowing worth prison or a life in exile?’: Edward Snowden talks to Daniel Ellsberg
https://goo.gl/V88bPP

▶[Spiegel] Interview with Edward Snowden ‘There Is Still Hope – Even for Me’
https://goo.gl/S2w34K

▶[Free Snowden] Frequently asked questions
https://goo.gl/xyHQYm

▶[Marshable] The 10 Biggest Revelations From Edward Snowden’s Leaks
https://goo.gl/ufPhbM

▶[Independent] Edward Snowden app spies on anyone that tries to steal your belongings
https://goo.gl/Mt2Jxt

▶[BBC] Edward Snowden: Leaks that exposed US spy programme
https://goo.gl/BG7Xz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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