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법인세 역주행 논란… 세계 각국 인하 경쟁 속 한국 ‘거꾸로’ 인상

최석진 기자= 미국의 법인세 인하가 사실상 결정됐다. 반면 한국은 법인세 인상 분위기가 강하고, 법인세 인상을 핵심으로 하는 세법개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어 재계의 우려 분위기가 높다.

정부는 ‘과세표준 2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현행 최고세율(22%)보다 3%포인트 인상한 25%를 적용하는 안을 내놓은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집권여당이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민간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법인세 인상이 실익이 없고,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결국 처리기한인 지난 2일까지 내년도 예산안에 합의하지 못하고 4일 다시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 협상을 시도할 예정이다.

내년도 예산안의 주요 쟁점 중 하나가 법인세 인상이다.

여당의 법인세 조정안은 지난 8월 정부가 확정한 세법개정안과 같은 것으로 ‘과세표준 2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기존 최고 법인세율(22%)보다 3%포인트 높은 25%를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현행 법인세율은 △과세표준 2억원 이하 10% △2억원 초과~200억원 이하 20% △200억원 초과 22%인데 여기에 ‘2000억원 초과 25%’ 구간을 하나 더 두는 것이다. 이에 비해 야당은 기존 200억원 초과 구간의 최고세율만 22%에서 23%로 1%포인트 올리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세법개정안 발표 당시 기획재정부 분석에 따르면 과세표준 2000억원 이상에 최고세율 25%를 매길 경우 2016년 신고 기준으로 129개사가 연 2조5599억원을 추가 부담하게 된다.

한국경제연구원 추산에 따르면 야당안대로 구간은 그대로 두고 최고세율만 23%로 올려도 1100여개 기업(과세표준 200억원 초과)이 연 1조6000억원가량 법인세를 더 내게 된다.

문제는 이 같은 세법개정안이 국제적 흐름과 다르다는 점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근 10년간(2005~2014년) 법인세율을 올린 국가는 총 6개국(포르투갈, 칠레, 프랑스, 헝가리, 슬로바키아, 아이슬란드)에 불과했다. 더구나 이들 법인세 인상 국가 중에서 포르투갈과 프랑스, 헝가리는 법인세를 인상했음에도 법인세수가 줄었다.

한경연 관계자는 “세계 각국이 법인세 인하를 통해 자국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법인세율 인상은 기업의 국내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인세 인상이 기업들의 고용과 투자 의욕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있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법인세율 인상으로 세부담이 커지면 이를 투자와 고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리 법인세율이 낮은 수준인지에 대한 논란도 있다. OECD 35개 회원국 평균 최고세율은 22.7%다. 한국의 법인세율은 OECD 회원국 중 17위다. 적극적인 투자유치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낮은 수준의 법인세가 유리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법인세율은 낮은 것이 아닌 것.

한경연은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법인세 인상은 사실상 징벌적 세금 부과와 다름없다”며 “특히 미국과 일본에서 왜 법인세를 인하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