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국세청, 경찰, 법무부까지 ‘가상화폐’ 전방위 압박.. 실효성 논란

박종하 기자= 정부가 금융 당국에 이어 국세청과 경찰까지 동원해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나섰다.

또 법무부는 가상화폐 거래소를 전면 폐쇄하는 법안 마련을 본격 검토하고 있다.

이같은 정부의 움직임에 가상계좌 신규 발급 중단에도 ‘벌집계좌’를 통한 우회 편법 투자가 횡행하는 등 여전히 뜨거운 투기 광풍이 수그러들지 주목된다.

국세청은 10일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의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에서 현장 조사를 벌였다. 빗썸 관계자는 “국세청이 조사를 나온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조사 내용 등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 3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원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본사에도 이날 국세청 직원이 나왔다.

이번 조사는 가상화폐 과세와 연관돼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정부는 가상화폐 투자 수익에 대해 양도소득세 등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도 전날 코인원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도박 개장 등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코인원이 회원에게 최장 1주일 뒤 시세를 예측해 공매수 또는 공매도를 선택하고 그 결과에 따라 수익을 내거나 손실을 보는 ‘마진거래 서비스’를 제공한 것은 일종의 도박이라고 보고 있다.

주식 시장의 공매 거래는 합법이지만 가상화폐 거래소는 현행법상 통신판매업으로 분류돼 금융당국의 공매 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 이에 대해 코인원 관계자는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 위법성이 없다는 법률 검토를 마친데다 금융당국의 우려에 이미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가상화폐 관련 업체들은 이번 국세청 조사와 경찰 수사를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 실명제 도입 전 신규 투자 금지, 가상화폐 거래에 이용된 가상계좌 제공 은행 조사 등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정부 압박의 연장선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날 국세청 현장 조사 등이 전해지자 2,280만원대를 오가던 비트코인 가격(빗썸 기준)은 오후 6시 2,080만원까지 내려 앉기도 했다. 이후 오후 7시엔 다시 2,150만원까지 반등하는 등 출렁임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당국의 전방위 압박이 가상화폐에 대한 투기 열기를 식힐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지난해말 시중은행이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가상계좌 신규 발급 등을 중단한 뒤에도 일부 거래소는 기존 법인계좌 아래 수 많은 개인계좌를 두는 ‘벌집계좌’를 편법 운용, 신규 및 추가 투자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 만큼 수요가 크다는 반증이다. 금융당국은 본인 확인 의무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이런 벌집계좌들이 자금세탁에 이용됐거나 유사수신행위 등 불법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주식시장에선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모바일 증권 애플리케이션인 카카오스탁에 따르면 1월 첫째 주 앱 이용자가 가장 많이 ‘관심종목’에 추가한 기업은 가상화폐 테마주인 우리기술투자였다. 거래대금이 가장 큰 종목도 가상화폐 거래소에 투자하는 에이티넘인베스트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전방위 규제를 하고 있지만 이르면 이달 넷째 주부터 가상화폐 거래실명제가 시행되고 신규 투자가 다시 가능해지면 그 동안 억눌렸던 투자 수요가 한꺼번에 폭발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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