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백악관 X파일] 박정희, 카터에게 편지로 강조 “중국보다 우방인 한국을 믿어야 한다” (9)

[특별취재팀] 지미 카터 미 대통령이 1977년 1월 취임한 이후 주한미군 철수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절차를 밟기 시작하자, 미국의 고위 관료들은 물론 전․현직 장성들까지 반대하기 시작했다.

결국 카터는 주한미군 철수문제는 시기와 방법 등에 관해 좀 더 시간을 갖고 고민하기로 하고 관련 기관들에 보다 상세한 분석을 지시했다.

한편 동남아시아 인도차이나 반도에서는 공산국가가 된 베트남이 캄보디아를 점령하고, 중국과 베트남이 국경 전쟁을 벌이는 상황이 발생했다. 미국으로서는 동남아시아권의 교두보인 인도차이나 반도의 정치적 지형도 무시할 수는 없었다.

2년여 동안 줄곧 노력해왔던 김대중이 석방된데 대한 화답에다, 향후 인권문제와 주한미군 철수문제를 보다 원활하게 협의하기 원했던 카터는 1979년 2월 18일 박정희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

위키리크스가 입수한 1979년 3월 13일자 국무부 기밀문서는 카터 대통령의 편지를 받은 박정희 대통령이 열흘 뒤 답장한 내용을 담고 있다.

박정희는 편지에서 “인도차이나에서의 갈등이 북한과 밀접하게 연관된 두 주요 공산주의국가들을 끌어들이고, 다른 아시아 지역의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줌에 따라 우리는 큰 관심과 깊은 우려을 표하고 있다”며 “이 지역 전쟁의 지속이 공산주의 중국과 소련의 군사력을 더 강화시키고, 이에 따라 이 지역에 긴장이 더 고조될 것을 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희는 “이런 이유에서 나는 이곳에서 군사 행동을 자제하고 안정 회복을 위한 도움을 정당들에게 촉구하는 미국 정부의 노력을 진심으로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박정희는 “주한 미군 철수의 문제에 관해서는, 관련된 여러 사실에 대한 분석을 기다리는 동안 유보하기로 한 귀하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작년에 철수 계획을 발표한 이후, 한반도의 안보 상태에 영향을 줄, 예측하지 못한 많은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박정희는 특히 미군 철수 문제를 따져보는 데 있어, 현재 인도차이나에서의 위태로운 상황을 지나쳐서는 안되며, 결정의 시기가 왔을 때 우리 정부와의 우선 협의와 관련된 모든 사실들을 신중하게 숙고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선 편지를 통해 인도차이나 반도의 상황에서 카터가 중국을 신뢰하는 듯한 표현이 있었던 것을 꼬집었던 것이다.

중국이 엄연히 북한의 뒤에서 움직이는 공산국인 점을 감안하면, 미국이 한반도 정책에서는 중국보다 한국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국무부도 이 표현에 숨은 진의를 캐기 위해 주미 한국 대사관의 박모 참사관을 불러 상세하게 질의하기도 했다.

[특별취재팀= 최정미, 최석진, 이정우 기자]

■ MESSAGE TO PRESIDENT CARTER FROM PRESIDENT PARK (1979. 3. 13)

THE KOREAN EMBASSY HAS DELIVERED A PERSONAL MESSAGE FROM PRESIDENT PARK FOR TRANSMITTAL TO PRESIDENT CARTER. THE TEXT OF THE LETTER, DATED MARCH 6, IS SET OUT BELOW.
BEGIN TEXT: DEAR MR. PRESIDENT:

I WISH TO EXPRESS MY APPRECIATION FOR YOUR LETTER OF FEBRUARY 18, THROUGH WHICH YOU KINDLY INFORMED ME OF THE EFFORTS OF YOUR GOVERNMENT TO CONTAIN THE WIDENING CONFLICT ON SOUTHEAST ASIA. THE REPORT BY FOREIGN MINISTER PARK WHO RECENTLY MET WITH SECRETARY VANCE IN WASHINGTON AND WAS GIVEN A CONFIDENTIAL BRIEFING ON THE MATTER BY THE STATE DEPARTMENT EXPERTS GAVE ME FURTHER LIGHT ON THE CURRENT SITUATION OF THAT REGION.

AS THE CONFLICTS IN INDOCHINA INVOLVE TWO MAJOR COMMUNIST STATES WHICH ARE CLOSELY LINKED WITH COMMUNIST NORTH KOREA AND HAVE SERIOUS SECURITY EFFECT ON THE REST OF ASIA, WE HAVE FOLLOWED THE DEVELOPMENTS WITH KEEN INTEREST AND PROFOUND CONCERN. WE ARE AFRAID THAT THE PROLONGATION OF CONFLAGRATION WILL LEAD TO FURTHER MILITARY BUILDUP OF COMMUNIST CHINA AND THE SOVIET UNION, THUS CAUSING INCREASED TENSION IN OUR REGION. FOR THIS REASON, I WHOLEHEARTEDLY ENDORSE THE EFFORTS OF YOUR GOVERNMENT IN URGING ALL PARTIES CONCERNED TO EXERCISE RESTRAINTS AND TO HELP RESTORE STABILITY IN THE AREA.

I FEEL REASSURED TO NOTE THAT YOUR GOVERNMENT IS MAKING SPECIAL EFFORTS TO MONITOR SECURITY DEVELOPMENTS THROUGHOUT THE WHOLE REGION INCLUDING THE KOREAN PENINSULA. I WOULD LIKE TO EMPHASIZE THAT THESE STEPS BY THE UNITED STATES ARE NECESSARY AND IMPORTANT FOR THE MAINTENANCE OF PEACE IN THIS REGION. MY GOVERNMENT WILL VERY MUCH APPRECIATE BEING KEPT INFORMED OF THE FINDINGS OF YOUR MONITORING ACTIVITIES.

WITH REGARD TO THE QUESTION OF WITHDRAWAL OF THE UNITED STATES GROUND FORCES FROM KOREA, I WELCOME YOUR DECISION TO HOLD IT IN ABEYANCE PENDING THE ANALYSIS OF THE VARIOUS FACTORS INVOLVED. AS YOU HAVE NOTED, A NUMBER OF IMPORTANT CHANGES WHICH WE HAD NOT FORESEEN EARLIER SINCE YOUR ANNOUNCEMENT OF WITHDRAWAL SCHEDULE LAST YEAR HAVE TAKEN PLACE, AFFECTING THE SECURITY STATUS OF THE KOREAN PENINSULA. IN WEIGHING THE QUESTION OF WITHDRAWAL, WE SHOULD IN NO WAY OVERLOOK THE CURRENT CRITICAL SITUATION IN INDOCHINA. I HOPE AND TRUST THAT, WHEN THE TIME COMES FOR A DECISION, IT WILL REPRESENT A PRUDENT CONSIDERATION ON THE PART OF THE UNITED STATES GOVERNMENT OF ALL THE FACTORS INVOLVED WITH PRIOR CONSULTATIONS WITH MY GOVERNMENT. IN THIS CONNECTION, IT IS INDEED REASSURING THAT, IN YOUR RECENT SPEECH AT ATLANTA, GEORGIA, YOU EMPHATICALLY REAFFIRMED THE DETERMINATION OF THE UNITED STATES TO STAND STEADFASTLY BEHIND ALL ITS ALLIES.

AS FOR THE DIALOGUE BETWEEN THE SOUTH AND THE NORTH OF KOREA, WE ARE NOT YET ABLE TO ASCERTAIN THE TRUE INTENTION OF THE NORTH KOREAN COMMUNIST REGIME. AS FOREIGN MINISTER PARK HAS EXPLAINED TO SECRETARY VANCE, WE ANTICIPATE THAT QUITE A FEW DIFFICULTIES WILL CONFRONT US IN OUR EFFORTS TO ENGAGE THE NORTH KOREANS IN A SERIOUS DIALOGUE. HOWEVER, WE WILL CONTINUE TO EXERCISE OUR PATIENCE IN PERSUADING NORTH KOREANS TO SEE THE WISDOM OF SETTLING OUR DIFFERENCES THROUGH CONSTRUCTIVE AND SUBSTANTIAL TALKS. IN THIS REGARD, I DEEPLY APPRECIATE THE SUPPORT AND UNDERSTANDING OF YOUR GOVERNMENT WHICH IN TURN REINFORCE OUR EFFORTS.

AROUND US, I WOULD LIKE TO ASSURE YOU OF MY GOVERNMENT’S READINESS TO CLOSELY COOPERATE WITH YOUR GOVERNMENT ON MATTERS OF OUR JOINT ENDEAVORS. SINCERELY, /S/PARK CHUNG HEE. END TEXT.
COMMENT: WHILE THE LETTER PROVIDES USEFUL, HIGH LEVEL ROKG FEEDBACK ON RECENT USG ACTIONS AND DECISIONS OF INTEREST TO KOREA, IT CONTAINS FEW SURPRISES. THE MAJOR EXCEPTION, IT SEEMS TO US, IS THE SENTENCE “IN WEIGHING THE QUESTION OF WITHDRAWAL, WE SHOULD IN NO WAY OVERLOOK THE CURRENT CRITICAL SITUATION IN INDOCHINA.” WHEN KOREAN EMBASSY COUNSELOR PARK DELIVERED THE LETTER WE ASKED ABOUT THE GENESIS OF THIS SENTENCE, WHICH SEEMS TO PULL THE ROKG BACK FROM OUR SHARED JUDGMENT THAT CHINA CAN BE RELIED UPON TO DO WHAT IT CAN TO PREVENT RENEWAL OF WAR ON THE KOREAN PENINSULA.

PARK NOTED THAT SINCE THE EMBASSY WAS NOT INVOLVED IN THE DRAFTING OF THE LETTER HE COULD MAKE NO AUTHORITATIVE COMMENT ON THE THINKING BEHIND ITS CONTENT. UNOFFICIALLY, HOWEVER, HE OBSERVED THAT THE CHINESE INVASION OF VIETNAM HAS HAD A STRONG IMPACT ON THOSE IN SOUTH KOREA WHO THINK ABOUT THESE QUESTIONS. PARK BELIEVES THAT SINCE THE SHANGHAI COMMUNIQUE THE ROKG PERCEPTION OF CHINA AND ITS INTENTIONS HAS STEADILY, IF SLOWLY MODERATED, CULMINATING IN THE TRANSPARENT ROKG DESIRE TO ESTABLISH SOME KIND OF INFORMAL CONTACT WITH PEKING IN THE WAKE OF US-CHINA NORMALIZATION. PARK BELIEVES, HOWEVER, THAT THE INVASION OF VIETNAM HAS REVERSED THIS PROCESS AND PROMPTED A RETURN TO THE MORE TRADITIONAL KOREAN PERCEPTION OF ITS GIANT NEIGHBOR: A BULLY WHICH IS NOT TO BE TRUSTED, AND WHICH HAS REPEATEDLY SHOWN ITS WILLINGNESS TO INVADE ITS NEIGHBORS IF SUCH AN ACTION SUITS ITS PURPOSES. WE BELIEVE THIS POSSIBLE SHIFT IN ROK PERCEPTION COULD HAVE IMPORTANT POLICY IMPLICATIONS, AND DEPT WOULD APPRECIATE ANY INSIGHTS EMBASSY MAY HAVE. END COMMENT.
WE HAVE RECOMMENDED TO THE WHITE HOUSE THAT NO REPLY IS NECESSARY. CHRISTOPHER

▶원문 https://wikileaks.org/plusd/cables/1979STATE061983_e.html

■ 박정희 대통령이 카터 대통령에게 보낸 메시지

한국 대사관이 카터 대통령에게 보내는 박 대통령의 개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3월 6일자로 돼있는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문서 시작: 친애하는 대통령께
동아시아에 널리 확산된 갈등을 막으려는 미국 정부의 노력을 친절하게 알려준 귀하의 2월 18일 편지에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최근 워싱턴에서 반스 국무부 장관과 만나고 그 문제에 대한 국무부 전문가들의 기밀 브리핑을 들은 한국 외교부 장관의 보고는 동아시의 현 상황을 더 확실히 밝혀줬습니다.

인도차이나에서의 갈등이 북한과 밀접하게 연관된 두 주요 공산주의국가들을 끌어들이고, 다른 아시아 지역의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줌에 따라 우리는 큰 관심과 깊은 우려와 함께, 전개되는 국면을 따라왔습니다. 우리는 전쟁의 지속이 공산주의 중국과 소련의 군사력을 더 강화시키고, 이에 따라 이 지역에 긴장이 더 고조될 것을 염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나는 이곳에서 군사 행동을 자제하고 안정 회복을 위한 도움을 정당들에게 촉구하는 미국 정부의 노력을 진심으로 지지합니다.

나는 미국 정부가 한국을 포함 동아시아 전 지역에 대한 안보에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이 지역의 평화 유지에 꼭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감시 활동의 결과들을 계속 알려주는 것에 대해 대단히 감사할 것입니다.

주한 미군 철수의 문제에 관해서는, 관련된 여러 사실에 대한 분석을 기다리는 동안 유보하기로 한 귀하의 결정을 환영합니다. 언급하셨듯이 작년에 철수 계획을 발표한 이후, 한반도의 안보 상태에 영향을 줄, 예측하지 못한 많은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미군 철수 문제를 따져보는 데 있어, 우리는 현재 인도차이나에서의 위태로운 상황을 지나쳐서는 안 됩니다. 결정의 시기가 왔을 때, 우리 정부와의 우선 협의와 관련된 모든 사실들을 신중하게 숙고하는 것을 미국 정부 측에서 보여주리라 기대하고 믿습니다. 이런 이유로 귀하의 최근 조지아, 애틀랜타 연설에서 변함없이 동맹국들의 뒤에 서있겠다는 미국의 결심을 강하게 재차 확인한 것이 안도를 주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와 공동으로 노력하는 데 긴밀하게 협조할 준비가 돼있음을 확실히 말하고 싶습니다. 박정희 – 문서 끝

의견: 이 편지가 미국 정부의 최근 한국에 대한 행동과 결정에 관련해 한국 정부의 유용하고, 수준 높은 피드백을 보여주지만, 예상밖의 내용은 거의 없다. 크게 예외적인 것으로 보이는 것은 ‘미군 철수 문제를 따져보는 데 있어, 우리는 현재 인도차이나에서의 위태로운 상황을 지나쳐서는 안 됩니다’라는 문장이다. 우리는 한국 대사관의 박 참사관이 이 편지를 전했을 때, 한반도에서의 전쟁 재발을 막기 위한 중국의 역할이 믿을 만하다고 함께 판단한 데서 한국 정부가 뒤로 물러난 것으로 보이는 이 문장이 어떻게 나오게 된 건지 물었다.

박 참사관은 대사관이 편지의 작성에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은 그 내용 뒤에 있는 생각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의견을 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중국의 베트남 침략으로 이 문제들을 생각해온 한국 정부가 강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였다고 비공식적으로 말했다. 박 참사관은 상하이 공식성명 이후 중국에 대한 한국 정부의 인식은 서서히 완화되면서, 미중 정상화에 이어 북경과 격의 없는 접촉을 이루고자 한 열망에 이르렀지만, 중국의 베트남 침략이 이런 진전을 엎어버렸고, 이 거대한 이웃나라에 대한 한국의 오랜 인식, 즉, 목적을 이루기 위해 계속해서 이웃국가들을 침략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믿을 수 없는 불한당이라는 인식이 다시 되살아났다고 봤다. 한국의 인식 변화의 가능성이 정책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보고, 우리 국무부는 대사관의 어떤 통찰도 환영할 것이다. – 의견 끝
우리는 백악관에서 답장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 크리스토퍼(미 국무부 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