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 ‘만석거’ 세계 관개시설물 유산으로 등재..조선시대 최고 수리기술 반영

강지현 기자 = 정조대왕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華城)’을 축성할 당시(1795년) 만든 저수지 ‘만석거(萬石渠)’가 국제관개배수위원회(ICID)가 지정하는 ‘세계 관개시설물 유산’으로 등재됐다.

11일 수원시에 따르면 만석거가 10일 멕시코 멕시코시티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열린 국제관개배수위원회 제68차 집행위원회에서 세계 관개시설물 유산으로 인정돼 등재 기념패를 받았다.

만석거는 수갑(水閘)이라는 조선 시대 최고의 수리기술이 반영된 당대 선도적 구조물인 데다가 백성의 식량 생산과 농촌 번영에 이바지한 점, 그리고 건설 당시 아이디어가 혁신적이었고 ‘수원 추팔경(秋八景)의 하나’로 불릴 정도로 아름답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세계 관개시설물 유산으로 등재되려면 ICID가 정한 9개 요건 중 1개 이상을 충족해야 하는데, 만석거는 4개 요건에 부합했다.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에 있는 만석거는 정조가 수원화성을 축성할 당시 가뭄 대비라는 ‘애민 정신’을 바탕으로 축조한 3개 저수지 가운데 하나다.

당시 정조는 수원화성 북쪽에 만석거, 화성 융릉 근처에 만년제(萬年堤), 수원화성 서쪽에 축만제(祝萬堤)를 만들었다. 이 가운데 처음으로 축조한 만석거가 2006년 향토유적 제14호로 지정됐다.

지난해 10월에는 축만제가 한국 관개시설물 중에서 처음으로 세계 관개시설물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다.

ICID는 관개·배수·환경 보존에 대한 새로운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국제 교류를 강화하기 위해 1950년에 설립된 비영리 국제기구로, UN 경제사회이사회·유네스코 등의 자문기관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세계 76개국, 20여 개 국제기구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1969년 가입했다.

2012년 제정된 관개시설물 유산 등재 제도에 따라 현재 세계 관개시설물 51개가 유산으로 등재됐다.

한국은 지난해 수원 축만제와 김제 벽골제(碧骨堤)가 처음으로 등재됐고, 올해는 수원 만석거와 당진 합덕제(合德堤)가 등재되면서 한국은 세계 관개시설물 유산 4개를 보유하게 됐다.

총회에 참석해 등재 기념패를 받은 길영배 수원시 문화예술과장은 “정조대왕의 애민 정신이 담긴 만석거가 222년 만에 국제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 유산으로 지정됐다”면서 “소중한 유산을 후대에 잘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