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인터뷰] 북경대 석좌교수 “사드 갈등 전부터 한중 이상 기류 시작됐다”

강지현 기자= 숱한 논란을 일으켰던 사드배치 문제가 일단락됐다. 국방부와 미군이 성주에서 사드반대단체들의 밤샘 저지를 뚫고 6일 추가로 4기를 배치하면서 사드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문제는 중국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사드 배치에 반대해 온데다, 공공연하게 추가배치를 반대했음에도 정부가 강행했기 때문에 앞으로 본격적인 사드보복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역대 정권마다 중국에 대해 너무 모르는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 최고 전문가 중 한명으로 꼽히는 김익기 북경인민대 석좌교수(전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사진)는 “정부 내에서 중국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들이 처음부터 사드문제를 접근했었으면 상황이 이처럼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각종 강연, 기업과 정부 자문 등으로 분주한 일정을 보내고 있는 김교수를 위키리크스한국이 만나 중국과 한국의 관계와 향후 과제를 들어보았다.

– 사드문제를 어떻게 진단하시는지요?

▶중국이 경제 보복조치에 나선 것을 풀지 않은 상태에서 사드 추가 배치를 강행할 경우 한중관계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물론 북한이 최근 6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이번 사드 배치가 전격적으로 결정됐지만, 앞으로가 매우 우려되는게 사실입니다.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중국 측과 아무런 논의 없이 사드 배치를 서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큰 배신감을 토로한 바 있습니다. 그나마 최근 한중수교 25주년을 기점으로 상대국 행사에 상호 고위급 인사를 파견하면서 무르익었던 화해 분위기에도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 중국에서 ‘한류’가 열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한류란 한국에서 유행하는 문화가 수출되는 것을 말합니다.
한류의 시작은 1997년 그룹 H.O.T가 북경 체육관서 공연을 했는데, 그 때 히트를 했고, 한 저널리스트가 Korean Wave(한류)라는 말을 쓰면서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H.O.T 이후 한류의 맥은 대장금이 이었지요. 대장금의 인기는 중국에서 어마어마했습니다. 대장금을 필두로 중국에서 케이블TV가 발전한 후 우리나라 드라마를 값 싸게 들여와 계속적으로 돌렸습니다. 한류 범위는 처음에는 음악과 드라마였지만 김치 등 음식까지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로 퍼져갔습니다. 현재 74개국에 한류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 ‘한류’가 특히 아시아에서 성공을 이뤘다고들 합니다. 한류가 성공한 요인을 꼽으신다면?

▶아시아에서 한류의 성공요인은 다섯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문화적인 유사성, 둘째 비슷한 역사 전통성, 셋째 무역 투자와 여행, 넷째, IT사업 발전과 우리나라 핸드폰, 다섯째 인터넷 발전 등입니다.
특히 한국의 드라마가 재미 있기 때문에 급속히 파급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2003년의 경우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방영됐는데 욘사마열풍이 일본 열도를 강타했습니다. ‘한국 드라마가 끝났다’는 평가가 날 즈음 2013년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히트했습니다.
김수현이 항주에서 3시간 머물렀는데 8억 받았다고 합니다. 또 전지현의 치맥 먹는 장면으로 인해 중국에서 치맥을 줄서서 먹기도 했습니다. 또 ‘이걸로 끝이다’ 할 때 2016년 ‘태양의 후예’가 중국서 엄청난 히트를 쳤다. 송중기 송혜교가 곧 결혼하지만, 이미 송중기는 중국에서 중국의 한 여성과 혼인증명서가 인터넷에서 떠돌아 다녔고 그 여성 아버지가 나중에 알고는 노발대발 하셨다는 웃지못할 얘기도 있을 정도입니다.

– 한류가 확산되자 반한류 분위기가 형성되기 시작했었지요.

▶맞습니다. 한류가 성행하자, 각국에서 반한류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한류가 가장 영향을 미친 나라는 일본이었고, 반한류가 시작된 나라 역시 일본이었습니다.
중국의 경우 한-중 관계가 가장 좋았던 때는 시진핑 부부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입니다. 이후 중국 정부가 황금시간대(pm 19:00~22:00)에 외국 드라마 방영 금지를 발표했습니다. 물론 한국 드라마를 겨냥한 것이었습니다.
사드 이전에 이미 중국서 반한류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특별히 주목해야 할 것은, 문화 차이 때문에 반한류가 시작됐다는 겁니다.
한국 드라마가 중국 전통 문화를 팔아먹고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었지요. 중국 사람들이 가장 화난 부분은 어이없게도 ‘단오절’이었습니다. 단오절(음력 5월 5일)은 중국에서는 공휴일이고 큰 행사입니다. 이날 용 형태의 배를 띄워서 배쇼도 하고 모든 국민들이 축제를 즐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먼저 강릉 단오절을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하는 바람에 중국 사람들이 화가 치밀어오른 거지요. 단오절은 중국과 한국이 다름에도 같은 이름으로 등록했다는 사실에 분노했던 겁니다.
이후로 한류는 그야말로 수난시대를 맞게 됐습니다.

– 한류를 제한하는 금지령을 ‘한한령’(限韓令)이라고 하는데, 상세한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 한한령, 이른 바 ‘금한령’은 작년에 시작됐습니다. 중국에서 한한령은 중국의 민심이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정부 의도에 따른 겁니다. 물론 사드로 인해 본격화 됐습니다. 중국 국방부에서 ‘사드 배치하면 가만히 안 있겠다. 사드를 왜 설치하려 하느냐’고 반발한 이후 한류 전면 금지령이 떨어지고, 음식점에서 한국인들 안 받고, 롯데가 사드 기지 공급한다며 롯데 불매운동 벌이는 등 들불처럼 번져갔습니다.
초등학생들이 롯데리아 안먹겠다고 데모를 하지 않나, 중-한 경제 단교해야 하지 않느냐는 등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중국이란 나라는 전제주의적 특성을 갖고 있어 시진핑 주석의 말이 절대적입니다. 시진핑 한 마디에 다 따라야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중국 사람들 가운데는 ‘역사적으로 한국이 중국의 속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직도 많습니다. 중국의 반대를 무릎쓰고 사드를 배치했다는 이유로 인해 한한령이 더욱 가속화 하지 않을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정부의 지혜로운 대응 전략이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