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프리즘] 한국경제 10년주기 위기설 증폭…대책은?

1997년과 2008년 한국을 덮쳤던 ‘10월 위기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견고하지 못한 경기 회복세는 정부 목표인 경제성장률 3.0% 달성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외 악재들도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약 10년 주기로 한국 경제가 극심한 침체에 빠진다는 경제계 속설까지 더해지면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는 중이다.

10월 위기설이 전개되는 최근 양상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떠올리게 한다. 2008년 10월 파이낸셜타임스를 비롯한 외신들은 한국의 외환위기 가능성을 잇달아 보도했다.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외환보유액 고갈 위험성과 당시 국내총생산(GDP)의 180%에 달했던 가계부채 등을 근거로 제시했었다. 우려는 그대로 현실이 됐다. 1000포인트를 하향 돌파한 코스피지수는 900선 밑으로 추락했고, 이듬해 경제성장률은 0.7%로 급락했다.

그보다 앞선 1997년 11월 외환위기 직전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외신들은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신청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 위기설을 앞 다퉈 보도했었다. 이듬해 한국 경제는 사상 두 번째로 마이너스 성장(-5.5%)을 하며 곤두박질쳤다.

현재도 외신들이 북핵 관련 한반도 위기감 고조를 연일 대서특필하고 있다. 노조는 강경투쟁을 선언하고 있고, 한국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각종 지표들은 9년 만에 돌아온 위기설을 단순한 속설로 받아들일 수 없게 만들고 있다.

경제 당국은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0%대 중반(전기 대비)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7∼8월 지표를 감안하면 3분기 경제성장률은 2분기와 비슷한 0.6%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회복세(1.1%)가 2∼3분기 들어 주춤하는 모양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2.7%, 2.5%로 제시했다. 정부가 목표한 3.0% 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그만큼 한국의 경제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의미다.

2∼3분기 성장률이 0%대 중반에 머문 이유는 내수와 고용의 더딘 회복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일자리 추경으로 11조원을 풀었지만 지난 8월까지 내수를 뜻하는 소매판매와 청년실업률 등 관련 지표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공급 측면의 혁신성장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이런 경제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동연 부총리 역시 연휴 마지막 날 열린 간부회의에서 “혁신성장에 대한 실천력 있는 과제를 신속히 추진해 현장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국민과 시장이 체감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쏟아지는 대외 악재들은 4분기 반등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난달 북한이 잇달아 핵·미사일 실험을 강행하면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고, 북한 노동당 창건일이 낀 이달에 또 다시 무력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중국과의 통상외교 마찰도 골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공식화되면서 한국의 주력 수출 업종인 자동차·철강 등에서 미국 측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무역 당국은 최근 한국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로 자국 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판정을 내리는 등 통상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과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지속되며 10일 만료되는 통화스와프 협정 연장에 사실상 실패한 모양새다. 정부는 협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대외 리스크가 이어질 때 통화스와프 협정이 일종의 보험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연장이 어렵게 되면 한국 경제가 안고 가야 할 리스크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