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프리즘] 찬반 정면충돌 ‘국민의당’ 어디로? ‘전체 당원 투표하자’ vs ‘당무위 결의 원천 무효, 결사 반대’

최석진 기자=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을 묻는 전당원 투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으나, 통합 반대파 의원들이 극렬 반대하면서 국민의당은 분당(分黨) 직전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당은 21일 당무위원회를 열어 재석위원 48명 가운데 45명 찬성으로 전당원 투표 실시 안건을 통과시켰다. 당무위 의결에 따라 국민의당은 오는 27일부터 모바일·ARS 투표를 진행해 31일 투표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안철수 대표가 당내의 극심한 반발에도 통합을 강행하는 것은 호남과 진보 진영을 벗어나지 않고서는 차기 대권을 위한 외연을 확장할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당무위 모두발언에서 “제가 (현장에서) 만난 당원의 목소리는 울타리를 뛰어넘어 중도개혁 세력을 결집하고 새로운 길로 나아가라는 명령이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어떤 결과가 나와도 엄숙한 마음으로 당원의 뜻을 받들겠다”고 했다.

안 대표 측 핵심 인사는 “신고리원전 5, 6호기 공론화 결과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이 46%, 자유한국당 지지층이 10%정도이므로 군소정당 지지층을 제외한 나머지 30% 이상은 무당층으로 봐야 한다”며 “극단적 진보도, 극단적 보수도 싫다는 이들의 마음을 잡아야 우리가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호남 지지율이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통합 드라이브’의 중요한 이유다. 통합에 찬성하는 한 초선 의원은 “문재인정부가 호남을 배반하기 전에는 호남에서 민주당 지지율을 넘어서기 어렵다”며 “‘영·호남 통합정당’으로 재탄생하는 것이 당을 재건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전당원 투표제가 당무위를 통과하자 반대파 의원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정동영 의원은 “안 대표는 바른정당과 통합하려면 당을 나가서 하라”며 안 대표의 탈당을 요구했다. 중립파로 분류되던 박주선 의원도 “지지기반이 이탈하고 있는데 외연을 넓히는 것은 속 빈 강정”이라고 비판했고, 한 호남 중진 의원도 “원한다면 비례대표 의원들을 출당시켜 줄 테니 당을 나가라”고 했다. 조배숙 유성엽 이상돈 의원 등 반대파 의원들은 공동입장문을 내고 “당헌 위반으로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고, 김동철 원내대표도 “안철수 리더십에 크게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당무위가 열린 국회 의원회관에는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가 뒤엉켜 오후 내내 고성과 욕설이 오갔다.

미국에서 귀국한 손학규 상임고문은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제7공화국 건설에 중도통합세력이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 해야 할 소임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지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당의) 혁신은 통합에서부터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의 통합론에 힘을 실어준 발언으로 해석된다.

바른정당은 일단 속도내기에 나섰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오전 당 회의에서 “안 대표가 구태정치와 결별하고 미래를 향한 개혁정치를 하겠다는 통합의 결단을 내린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개혁연대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바른정당의 교섭창구를 즉각 만들어 국민의당과의 협의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회의에 앞서 비공개로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통합 논의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됐고, 오신환·정운천 의원이 국민의당과의 교섭을 맡기로 결정됐다. 유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양당의 통합 시기와 관련해 “연말이든 연초든 양당에 사정들이 생길 수 있으니 시기 문제는 신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동안 안 대표의 통합 논의에 힘을 실어온 김동철 원내대표조차 당무위 후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반대를 무릅쓰고 하는 일은 민주정당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안철수 리더십에 크게 실망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대파는 앞으로 투표 보이콧은 물론, 통합 여부를 최종 의결하기 위한 안 대표 측의 전당대회 개최를 무산시키기 위한 실력 행사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파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안 대표에 대한 불신임 총의를 모은 것을 토대로 의원총회를 재차 소집하고, 안 대표를 향해 사과를 요구하면서 통합 저지를 위한 명분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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