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프리즘] 비트코인 정부 대책 ‘오락가락’ 시장 혼란만 더 키워… 법무부 ‘거래소 폐쇄’ 청와대 ‘확정된 것 아냐’

강지현 기자= 우리 정부가 가상 화폐 거래소 폐지를 검토하고, 중국은 가상 화폐 제작을 제한하는 등 주요국들이 가상 화폐 옥죄기에 나서면서 투기판처럼 달아올랐던 가상 화폐 시장에 글로벌 한파가 몰려오고 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11일 오전 11시 “가상 화폐 거래소 폐쇄까지도 목표로 하는 ‘가상 화폐 거래 금지 특별법’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거래소가 폐쇄되면 하루 거래 대금 4조~6조원 되는 가상 화폐 시장이 국내에서 공식적으론 사라지게 된다. 금융 당국은 특별법 시행 전이라도 가상 화폐 거래소에서 시세 조종이나 유사 수신 같은 불법행위가 드러나면 즉시 은행 거래를 중지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 경찰은 가상 화폐 거래소 ‘코인원’에 대해 도박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고 국세청도 국내 최대 가상 화폐 거래소 ‘빗썸’ 등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가상 화폐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력해지자 청와대의 국민 청원 홈페이지에는 ‘가상 화폐 규제 반대’라는 청원에 이날 오후 5시 20분쯤 6만여명이 참여하는 등 가상 화폐 투자자들이 집단적으로 정부 규제에 반발했다. 그러자 청와대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박 장관의 발언은 법무부가 준비해온 방안 중 하나이지만,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며 “각 부처 논의와 조율 과정을 거쳐 최종 결정이 될 것”이라고 한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선 가상 화폐 투자자의 60%가 문재인 정권의 주요 지지층인 20~30대 연령층이기 때문이란 말이 나왔다.

가상 화폐에 대한 규제 강도는 해외에서도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달 11일 세계 최초로 제도권에서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개시했던 미국에선 JP모건체이스, 시티그룹, BOA메릴린치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선물 중개를 자체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미국에서 시황을 집계하는 ‘코인마켓캡’이 지난 8일 한국의 가상 화폐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지나치게 높다며 글로벌 가격을 산정할 때 한국 데이터를 빼기로 하자 글로벌 가격 거품이 빠지기도 했다. 당시 비트코인 국제 시세는 1만3900달러로 전날보다 13%쯤 하락했다.

이날 국내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박 장관의 발언으로 온종일 요동쳤다. 박 장관 발표 전후로 2100만원에서 1550만원대로 약 25% 급락했다가 이후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세를 탔다. 그러다 윤 수석의 발언이 알려지자 192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상승했다. 증시에선 거래소 ‘빗썸’의 지분을 보유한 비덴트와 옴니텔의 주가가 하한가(-30%)까지 떨어지는 등 가상 화폐 관련주들이 20~30% 급락했다.

한편 중국 당국이 가상통화 규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채굴 사업을 접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시장에 혼란이 예상된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10일 전했다. FT에 따르면 중국 관계 당국은 가상통화를 채굴하는 작업을 중단하도록 관련 업체들을 ‘적극적으로 지도하라’는 내용의 공고를 지난주 지방에 고지했다. “(비트코인 채굴이) 다량의 전기를 소모하며 가상통화에 대한 투기를 부추긴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공고는 이를 “실물경제의 필요와는 반대로 가는 활동”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해당 공고는 ‘질서정연한 사업종료’를 당부했다. 그럼에도 중국에서 비트코인 채굴이 금지된다면 큰 혼란이 예상된다. 중국이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약 80%를 담당할 정도로 가상통화 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가상통화 주요국인 중국 등이 규제를 강화한다는 소식에 9일까지 가상통화 정보사이트 코인데스크 기준 1만4000달러대를 유지하던 비트코인 1개 가격은 11일 현재 1만3000달러대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