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프리즘] 남북대화 해빙무드 ‘트럼프의 딜레마’… 김정은의 평창올림픽 참가 환영할 수도, 반대할 수도…

최석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로 딜레마에 빠졌다. 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일고 있는 남북한 대화무드를 환영할 수도, 반대할수도 없는 상황이다.

우선 한국과 일본의 반대로 북한의 핵시설을 폭격할 수 없기 때문에 남북 대화 무드를 무조건 반대하기는 어려운 처지다. 반면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환영할 경우 북한에 대한 고강도 압박은 어려워진다.

백악관은 2일(현지시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남북한 간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는 데 대해 “미국의 대북 정책 목표는 한반도 비핵화”라며 “양국이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긴밀한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의 고위급 남북회담 제안과 관련한 질문에 “미국의 대북 정책은 변함이 없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최대의 대북 압박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동맹과 우정은 어느 때보다도 더 강력하다”면서 “우리는 통일된 대응 방안을 놓고 긴밀한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양국은 궁극적인 공동의 목표를 향해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북한의 변화를 위해 최대의 대북 압박을 가할 것이며, 반드시 한반도를 비핵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북한 선수단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그 부분에 대해서는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해 백악관의 고민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금까지 두 차례의 짧은 반응을 통해 “지켜보자”(We’ll see)라고 말하며 신중 모드를 잇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서 “로켓맨(김정은 지칭)이 지금 처음으로 한국과의 대화를 원하고 있다”며 “아마 이것은 좋은 소식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지켜보자”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한국에는 평창올림픽 참가 가능성과 대화를 제안하면서도 미국을 향해서는 “미국은 결코 나와 우리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걸어오지 못한다”면서 “미 본토 전역이 우리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으며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중한 태도에는 김정은의 ‘통남봉미’식 전략이 한·미는 물론 국제사회의 대북공조에 균열을 내려는 의도가 깔린 것일 수 있는 만큼 발언 의도와 향후 추이를 살피면서 조심스럽게 대처하겠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김정은 신년사에 대해 “한국과 직접 대화를 시작한다는 약삭빠른 새 전략을 통해 70년간 지속한 한미 동맹을 이간질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 정부는 새해 벽두 한반도 시계가 긴박하게 돌아가자 내부적으로는 한국 정부와 긴밀한 접촉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을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로 연결하도록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강조했고, 통일부도 브리핑에서 남북 고위급 회담 추진 과정에서 “주변국들과 외교채널을 통해 협조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미 조야에서는 김정은의 ‘핵 단추’ 발언이 부각되면서 강경 목소리가 간헐적으로 나오고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유엔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이 CBS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미래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결정할 시간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며 “만약 그들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선제 군사력은) 우리가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옵션”이라고 선제타격론을 꺼낸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미 칼럼니스트 유진 로빈슨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 기고에서 미 행정부 안팎의 강경 목소리를 경계하며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조건없는 첫 만남론’에 공감을 나타내며 “명백한 해결책은 협상을 통해 북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어느 수준에서 동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정부는 일단 남북 간 대화 모드가 물살을 탈지 예의주시하면서 ‘최대의 압박과 관여’라는 현 대북전략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서 강력한 대북 압박이 ‘성과’를 낳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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