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야당 재편 움직임 ‘급물살’..바른정당 통합파 대규모 탈당 가능성

강지현 기자 = 보수 야당 진영의 재편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간의 ‘당 대 당’ 통합이 바른정당 자강파 의원들의 완강한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통합파 의원들이 끝내 자강파 설득에 실패할 경우 집단 탈당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데 따른 것이다.

12일 한국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에 따르면 양당은 보수대통합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할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를 구성해 통합을 추진하는 동시에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한국당과 통합파만이 손을 잡는 시나리오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통합파 측에서는 이를 ‘부분통합’이라고 부른다.

양당은 일단 통추위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통합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당 이철우 최고위원은 오는 13일 당 지도부에 통추위 명단을 보고할 예정이다. 한국당은 이날 중 홍문표 사무총장 주도로 대략적인 통추위 명단을 짜기로 했다.

바른정당 김영우 최고위원은 이미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최고위원에게 통추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며, 늦어도 다음 주에는 통추위 구성을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바른정당 내에서 통합을 놓고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당론이 모이지 않을 경우 통합파 의원들이 독자적으로 통추위를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추위는 한국당 3명, 바른정당 3명, 외부인사 3명 등 9명으로 구성하고, 외부 인사로는 이재오 전 의원이 주도하는 늘푸른한국당 인사와 보수 진영 시민단체의 인사를 포함시킨다는 구상 하에 현재 관련 인사들과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장으로는 박관용·김형오·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보수 진영의 정치 원로를 영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통합의 분수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 연장 여부가 결정되는 시점이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 만기는 오는 16일 자정으로, 법원은 13일까지는 구속 기간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구속 기간 연장 여부 결정이 내려진 직후에 곧바로 윤리위원회를 열어 박 전 대통령과 친박근혜(친박)계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

윤리위는 정주택 한성대 총장을 위원장으로, 외부인사 9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난달 13일 당 혁신위원회의 권고안대로 ‘자진탈당’을 권유할 가능성이 크다.

윤리위 결정이 이뤄지면 곧바로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이 대규모 탈당을 결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통합 방식은 유승민 의원을 필두로 한 바른정당의 자강파 의원들이 완강히 버티고 있는 만큼 통합파 의원 10여 명이 탈당한 뒤 단체로 한국당에 합류하는 ‘부분 통합’의 방식을 띌 것으로 보인다.

보수 야당 재편작업은 이르면 이달 말까지 마무리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친박계 인적청산 작업이 지연되는 경우에는 통합이 다소 늦춰질 수도 있다.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윤리위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징계를 미루거나, 친박계가 결사 항전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조건없는 통합을 주장하는 바른정당 김영우 의원 등이 1차 탈당을 하고, 당직을 맡고 있는 의원들이 2차 탈당을 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또 통합 시점도 다소 지연돼 바른정당을 탈당한 의원들이 일정 기간 무소속으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바른정당 전당대회 이전에는 통합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다음 달 초반에는 통합 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