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70년 만에 총수 부재..신동빈 롯데회장 구속

강지현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3)이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면서 롯데가 70년 만에 총수부재 상황에 놓였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날 일본 광윤사 대표 자격으로 입장자료를 내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직 사임과 해임을 요구했다.

앞서 신 회장은 뇌물공여 사건 관련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 주주인 광윤사(28.1%)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과 함께 일본 롯데홀딩스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씨에 대한 유죄판결과 징역형의 집행에 대해’라는 입장자료에서 “한일 롯데그룹의 대표자 지위에 있는 사람이 횡령 배임 뇌물 등의 범죄행위로 유죄판결을 받고 수감되는 것은 롯데그룹 70년 역사상 전대미문의 일이며 극도로 우려되는 사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신동빈 씨의 즉시 사임·해임은 물론 회사의 근본적인 쇄신과 살리기가 롯데그룹에서 있어서 불가결하고 매우 중요한 과제임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신동빈 회장의 셔틀경영이 불가능해지면서 일본 롯데는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대표(사장), 고바야시 마사모토(小林正元)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중심으로 한 비롯한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그간 신 회장은 부지런히 일본을 찾아 횡령·배임 사건뿐만 아니라 이번 뇌물 사건에서도 구속되지 않을 것이니 자신을 신임해 달라고 주요 임원들과 투자자들을 설득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신 회장이 법정 구속되자 일본 롯데가 받은 충격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기업의 주요 임원이 법정구속되면 도의상 직에서 사임하는 관례가 있다. 이를 근거로 일본 롯데 경영진이 신 회장에게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할 경우 일본 롯데는 사실상 오너경영체제에서 벗어나 한국 롯데와는 독자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이렇게 되면 그간 신동빈 회장이 지배구조개선 일환으로 추진했던 호텔롯데 상장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경영하던 시절에는 그의 절대적 카리스마로 일본 경영인들에게 일방적으로 명령을 하달하는 지배구조였다면 신동빈 회장 체제에서는 대등한 경영인 입장으로 상황이 많이 변했다”며 “일본 경영인들이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을 어떻게 판단하고, 때에 따라서는 독자적으로 움직일 것인지 여부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