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롯데면세점 입점 비리 신영자 다시 재판..형량 높아질 전망

소정원 기자 = 롯데면세점 입점대가로 수십억을 받고 회삿돈을 자녀에게 지급하는 등 8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5)에 대해 대법원이 다시 재판할 것을 주문했다.

1심과 2심은 청탁의 대가로 신 이사장의 딸과, 아들 명의 회사인 ‘비엔에프통상’이 지급받은 돈(배임수재 혐의)에 대해 무죄로 봤지만 대법원은 이 역시도 신 이사장이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이 항소심을 파기한 이유는 롯데백화점 및 면세점 입점 비리와 관련한 혐의(배임수재) 중 1·2심이 무죄 판단한 부분이 법리에 어긋난다고 봤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신 이사장이 롯데 백화점 입점 관련 부정한 청탁을 받고 수익금을 딸에게 주도록 지시했다면 딸이 취득한 수익금은 자신이 취득한 것과 같다”며 “또 신 이사장이 지배하는 비엔에프통상으로 돈을 입금된 이상 신 이사장이 받은 것과 동일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에 따라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신 이사장의 배임수죄 혐의를 추가로 인정해 형량을 결정하게 된다. 징역 2년을 선고한 항소심보다 형량이 높아질 전망이다.

재판부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한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사회통념상 자신이 받은 것과 같이 평가 할 수 있다”며 배임수재 혐의를 인정했다.

신 이사장은 2007년 2월~2016년 5월 초밥집 프랜차이즈 업체 G사 대표로부터 롯데백화점 입점 청탁과 함께 그 대가로 11억5600여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구속기소됐다. 평소 친분이 있던 군납브로커 한모씨를 통해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면세점 입점 청탁명목으로 6억6000여만원을 받는 등 20억7500여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이밖에 비엔에프통상에 세 딸을 등기임원으로 올려놓고 급여 명목으로 35억6200여만원을 지급하는 등 47억4000여만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도 있다.

1심은 신 이사장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14억여원을 선고하면서도, 배임수재 혐의 중 일부에 대해서는 딸이 지급받은 돈을 신 이사장이 직접 받은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

2심은 1심이 무죄로 판단한 부분 외에도 비엔에프통상이 지급받은 것을 피고인이 직접 받은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일부 배임수재 혐의를 무죄로 봤다. 또 횡령·배임액 반환을 고려해 징역 2년으로 감형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배임수재죄의 행위주체가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는지는 증거에 의해 인정된 사실에 대한 규범적 평가의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이익을 취득하게 한 경우에도 자신이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대법원은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으나, 다시 4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된 소부에서 판단하도록 했다.

한편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등은 오는 22일 1심 결론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