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쟁] 글로벌 자동차·IT 기업들 ‘뭉쳐야 산다!’… 로봇택시, 무인자동차 투자 ‘합종연횡’ 신드롬

최석진 기자= 글로벌 자동차기업과 IT 기업들이 차량 공유 서비스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합종연횡’으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카 헤일링(자동차 호출), 카 셰어링(자동차 공유), 카 풀(차를 함께 타고 가는 것) 등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Mobility Service)의 중심에 차량 공유 서비스가 있다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기업들은 미래 자동차 트렌드가 ‘자율주행, 친환경차, 차량 공유’로 변화하는 가운데 독자적인 차량 공유 서비스 플랫폼 개발보다는 차량 공유 업체에 투자하고 제휴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지역별로 대형 차량 공유업체에 일정 지분을 투자하면 자동차 업체들은 도로와 보행자에 대한 빅데이터를 수집해 자율주행차 개발에 도움을 얻는다. 차량 공유업체에 친환경차 등을 플릿판매(대량 판매)도 할 수 있다.

토요타자동차 ‘이-팔렛트 콘셉트카'(e-Palette Concept Vehicle)
◇완성차 업체들 “데이터·소프트웨어 역량 확보에 사활”

토요타는 이번 CES에서 모빌리티, 데이터, 소프트웨어에 방점을 찍었다. 토요타는 중국 최대 차량 공유 업체인 디디추싱, 미국 최대 차량 공유 업체인 우버, 아마존, 피자헛과 손잡고 ‘e-팔레트’ 모빌리티 서비스를 공개했다.

e-팔렛트는 카셰어링, 사무실, 택배용 차량, 상점으로 쓰일 수 있다. 앞서 토요타는 우버, 동남아의 차량 공유 서비스인 그랩(Grab), 복합교통 서비스로 유명한 핀란드의 이동성 서비스 업체 마스에도 투자했다. 토요타는 현재 하와이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카쉐어링을 시범 서비스 중이다.

인수합병 방식으로 외부 역량을 내재화하는 데 대해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현대자동차는 이번 CES에서 다양한 협력을 발표하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현대차 (164,000원 상승1500 0.9%)는 지난 11일 그랩에 상호 협력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동남아 공유경제 시장을 정조준한 것이다. 투자금액은 수백억 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랩은 동남아 8개 국가 168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며 동남아 차량공유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다.

현대차는 국내에서는 럭시에 50억원을 투자, 아이오닉 카풀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제공한다. 아이오닉에 탑재된 블루링크를 활용한 운전자의 정형화된 출퇴근 이동 패턴 분석과 스마트폰을 통해 접수된 카풀 탑승객의 이동 수요를 결합해 가장 효율적인 이동수단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것이다.

GM의 자율주행차 ‘크루즈’/사진=GM

제너럴모터스(GM)는 리프트에 5억달러를 투자했고, 메이븐이라는 자동차 공유 프로그램을 일부 도시에서 운영하고 있다. GM은 이번 CES에서 운전대와 페달이 아예 없는 완전자율주행차 4세대 ‘크루즈AV’를 공개하면서 “2019년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차량공유 서비스를 위한 자율주행차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점에서는 가장 앞서가는 것이다.

폭스바겐은 이스라엘 차량공유서비스 업체 겟에 3억달러를 투자했다. 볼보는 우버에 2019년부터 3년간 2만4000대의 자율주행차량을 공급키로 했다.

◇IT 기업들 “차량 공유 서비스에 조단위 투자”

글로벌 IT기업들의 차량 공유 서비스 투자도 활발하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투자자 그룹은 지난 18일 17.5%의 우버 지분을 넘겨 받았으며, 소프트뱅크 단독으로 15%의 우버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소프트뱅크 단독 투자액만 77억달러(약 8조원)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중국의 디디추싱, 싱가포르의 그랩, 인도의 올라, 브라질의 99, 러시아 얀덱스 등 세계 각국의 1위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지분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은 우버의 경쟁사인 리프트에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기업들은 완전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완성차 판매 대신 차량공유 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자율주행차를 기반으로 한 공유서비스 시장이 자리를 잡게 되면 비싼 구입비와 유지비 등을 감수하면서 자가용 차를 소유하려는 사람들이 줄어든다. 여기에 차가 알아서 지정 장소로 움직이는 ‘로봇택시’까지 등장하면 교통 혼잡과 주차난, 대기 오염 등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차량공유 확산으로 2030년에는 일반소비자의 자동차 구매가 현재보다 최대 연간 400만대 감소하고 차량공유용 판매는 200만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컨설팅업체 롤랜드 버거는 2030년 차 공유 시장이 전체 자동차 산업 이익의 4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